“중국소설연구모임”을 시작하며

중국문학은 그 오랜 역사와 여러 장르를 통해 유연하고도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중국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최근 연구방향의 한 특징으로서 서사문학, 특히 소설의 등장과 발전에 새로운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현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중국소설은 육조 지괴소설 , 당대 전기소설 , 송원 화본소설 등 몇 단계를 거쳐 명대, 청대에서는 가히 일대의 대표문학이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발전을 이룩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비록 중국문학의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는 그 출발이 늦었고, 통속문학이라는 특성 때문에 일반 정통문인들의 무관심이나 경시를 받기도 했지만, 그 뛰어난 문학성은 여러 작품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중국소설에 대한 이같은 관심은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이제 중국소설을 연구하는 분들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작은 모임을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온 연구자는 물론, 앞으로 연구할 사람들이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모여 서로의 학술자료와 정보, 연구 방향과 방법 등을 주고 받음으로써 상호간 학문적 교류와 돈독한 친목이 이루어진다면 그 의의는 결코 적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겠습니다.
 

1989년 11월 30일 중국소설연구모임 드림





“韓國中國小說學會” 현황 소개
‘韓國中國小說學會’는 한국에서 중국소설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학문적 교류와 친목을 도모할 목적으로 1989년 12월에 출범(초대 회장: 최용철 교수)하였다. 시작할 때는 '중국소설 연구모임'이라는 조촐한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참여하는 회원이 갈수록 늘어 '중국소설연구회'란 과도 단계를 거친 후 지금의 '韓國中國小說學會'(이하 '소설학회'로 줄임)로 발전했다.

이 학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먼저 국내 여러 학회 가운데 최초로 장르별 연구자들이 결성해 활동하는 학회라는 점이다. '소설학회'가 시작하기 전까지 대부분 학회는 중국학 또는 중어중문학의 범주에서 전국적·지역 또는 권역별이거나, 때로는 특정 대학이 중심이 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소설'이라는 특정 장르 연구자들이 모여 장르별 학회를 처음으로 출범시켰던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소설학회'의 학술발표회는 전문 연구자들의 발표와 토론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둘째, 한국에서 소설 연구가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래에 와서야 활성화되었기 때문인지 '소설학회' 구성원은 비교적 중진 또는 소장 연구자들이 대부분이다. 이 점은 학문적 수준과 연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나, 연구활동 면에서는 오히려 한층 적극이고 긴밀한 교류를 가능케 했다.

그 결과 '소설학회'는 1989년 12월 제1회 학술발표회 이래로 매년 3월, 6월, 9월, 11월 또는 12월에 총 4회 정기학술발표회를 개최, 2021년 4월 현재까지 한 차례도 빠짐없이 총 110회의 학술발표회를 이어오고 있으며, 2019년 10월에는 ‘소설학회’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연구회보 『중국소설연구회보』를 1990년 3월부터 매년 4회 정기적으로 발행하여 2021년 4월 현재 제112호까지 발간된 바 있다. 학술 정보나 자료를 교류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회보는 초창기에는 수십 쪽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100여쪽에 달하는 편폭에 각종 자료 목록이나 번역, 해외 학자들의 학술 인터뷰나 논문, 학회 참관기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아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1992년 3월부터 이 연구회보와는 별도로 논문집 『中國小說論叢』을 발간하기 시작해, 연간 또는 반년간으로 2021년 4월 현재까지 총 62집을 출간한 바 있다. 이들 자료는1999년 12월 학회창립 1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즈음해 연구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디롬으로 제작해 제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학술대회와 회보·논총 외에도 회원들이 공동 편찬한 『중국소설사의 이해』와 공동 번역한 『중국고전소설총목제요』(총 5권) 등 저·역서를 계속 발간해왔고, 특히 『중국고전소설총목제요』는 한국중어중문학회에서 시행하는 우수학술상(번역부문)에 첫 번째로 선정되어 상과 상금을 받았다. 지난 10년 동안 '韓國中國小說學會'는 이처럼 장르별 학회로서의 자리매김에서 출발하되, 이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학술 활동과 국제 교류를 벌여왔는데, 이를 토대로 앞으로 기획하는 일도 적지 않다. 그 중에는 한국 연구자들이 공동 참여해 집필하는 『중국소설사』 편찬 작업도 포함되어 있다. 이미 출간한 『중국소설사의 이해』가 교과서 형식이라면 이는 한국 전공자들의 시각으로 새롭게 쓰는 『중국소설사』가 될 것이다.





『中國小說論叢』
『中國小說論叢』은 1992년 3월에 창간되어 2014년 10월 현재까지 모두43집이 발행되었다. 2010년까지는 연 2회(3월, 9월)에 걸쳐 발행되었다가, 2011년 제 33집을 시작으로 연 3회(4월, 8월, 12월)로 발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수록된 논문은 약 700여 편에 달한다. 중국소설과 관련된 연구논문을 중심으로 하되, 보다 넓게는 중국의 서사 장르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연구논문까지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